2009-05-18

싸구려 커피 - 장기하와 얼굴들


싸구려 커피 - 장기하와 얼굴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어
바퀴벌레 한 마리쯤 슥~ 지나가도
무거운 매일 아침엔
다만 그저 약간의 기침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축축한 이불을 갠다
삐걱대는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본다
아직 덜 깬 하늘이 너무 가까워 숨 쉬기가 쉽질 않다
수만번 본 것만 같다
어지러워 쓰러질 정도로 익숙하기만 하다
남은 것도 없이 텅 빈 나를 잠든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하고 달라붙었다가 떨어진다

---Rap
뭐 한 몇년간 세숫대야에 고여있는 물마냥
그냥 완전히 썩어가지고 이건 뭐 감각이 없어
비가 내리면 처마 밑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멍하니 그냥 가만히 보다 보면은
이건 뭔가 아니다 싶어 비가 그쳐도 희끄무레 죽죽한 저게 하늘이라고 머리 위를 뒤덮고 있는 건지.
저건 뭔가 하늘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너무 낮게 머리카락에 거의 닿게 조금만 뛰어도 정수리를 꿍 하고 찧을 것 같은데
벽장 속 제습제는 벌써 꽉 차 있으나 마나
모기 때려잡다 번진 피가 묻은 거울을 볼 때 마다 어 약간 놀라
제멋대로 구부러진 칫솔 갖다 이빨을 닦다보면은 잇몸에 피가 나게 닦아도 당최 치석은 빠져 나올 줄을 몰라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콜라가 담긴 캔을 입에 가져가 한모금
아뿔싸 담배꽁초가 이제는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도 몰라
해가 뜨기도 전에 지는 이런 상황은 뭔가
------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어
바퀴벌레 한 마리쯤 슥~ 지나가도
무거운 매일 아침엔 다만 그저 약간의 기침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축축한 이불을 갠다
삐걱대는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본다
아직 덜 깬 하늘이 너무 가까워 숨 쉬기가 쉽질 않다
수만번 본 것만 같다
어지러워 쓰러질 정도로 익숙하기만 하다
남은 것도 없이 텅 빈 나를 잠든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하고 달라붙었다가 떨어진다

3 개의 댓글:

하놈 :

인디계의 대통령..



앞으로도 좋은 노래 부탁해요~*

힐우 :

@하놈 - 2009/05/18 17:31
정말 좋아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방문감사합니다. :-)

주시자의 눈 :

trackback from: 장기하와 얼굴들아 가자. 달이 차올랐다.
이제서야 '장기하와 얼굴들'을 듣고 있다. 나는 그들을 처음으로 본 건 그들 역시 처음으로 공중파를 탄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당시 내가 주로 들여다보던 인터넷 게시판에서 '엽기' 가수라는 타이틀의 동영상으로 꽤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더랬다. 장기하들은 쇼킹했다. 이 녀석들, 너무 노골적으로 싼티나게 좋은 음악을 하고 있는 거다. 이후 몇 번을 공유 자료실 검색을 해보았으나 발견되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들이 앨범을 낸 붕가붕가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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